사고시각 7분·발생장소 수km 차이 … 신뢰성 잃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핵심내용인 최초사고발생 시간과 장소조차 해군과 해군이 엇갈리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4일 해군과 해경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사고발생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인 발생시간은 9시15분과 9시22분, 발생장소도 수km나 서로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최초 사고발생시간.

군 당국은 벌써 여러차례 최초사고발생 시간을 변경하면서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다. 국민적 의혹을 키우는데 앞장섰다는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처음에는 지난달 26일 9시45분이라고 공식 발표했다가 다음날 9시30분으로 정정했다. 또 29일에는 국회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이 9시25분으로 수정했고 4월1일에는 다시 9시22분으로 재확인했다. 일주일 사이에 사고발생시간이 20분이상 앞당겨진 셈이다.

하지만 해경측은 지난달 28일 사고발생시간을 9시15분으로 밝혔고 지금까지도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일부 언론에서 천안함 소속 해군 2함대사령부가 9시15분에 최초상황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한 것으로 보도됐고 실종자 가족들도 9시16분쯤에 전화통화가 갑자기 끊겼다고 증언하면서 최초사고발생시간으로 9시15분이 유력해지고 있다.

해경관계자는 "9시15분에 최초로 상황이 발생한 내용은 사실"이라며 "해군측 발표시간이 틀린것을 우리에게 묻지 말고 해군측에 문의해보라"고 대답할 정도다.

다음으로 사고발생장소도 서로 엇갈린다.

해경이 본청과 해군에 전달한 상황보고서 1보에는 사고발생지점이 백령도 남서방 1.5마일 해상으로 좌표가 위도 37도50분, 경고 124도36분으로 나와있다.

군 당국이 발표한 천안함 최초 사고지점 좌표는 위도 37도55분, 경도 124도37분으로 거리상으로는 해경 발표지점과 수km 떨어진 다른 곳이다.

해경은 상황보고 2보에서 사고발생 지점을 당국과 같은 위치로 수정했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은 최초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최초 상황보고 전파를 군경 직통전화로 발생위치를 통보했으나 인천해양경찰서가 상황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이를 잘못 적어 전파했다며 해명했다. 군이 전해준 사고위치를 인천해경서 담당자가 실수로 잘못 적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해명자료가 배포되자 해경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지금까지 각종 해상안전사고시 사고시간과 장소는 조난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만큼 이를 실수하는 사례를 거의 없다"며 "만약에 해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해경이 불명예를 뒤집어 쓰는 것이라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사고당시 56명의 천안함 승조원을 구출하고도 해군측 압력으로 언론에 이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는 상황부터 시작해서 사고시간과 사고장소 등 해군과의 마찰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여러가지 할말은 많이 있지만 더이상 밝히지 못하는 해경측의 입장도 고려해달라"고 주문해 향후 사고를 둘러싼 양 기관의 마찰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남창섭기자 blog.itimes.co.kr/cs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