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나날이 영향력이 커지는 문화현상이자 공연예술산업의 핵심입니다. 인천시 대표축제 이달 포문을 여는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을 기획한 박준흠 총감독이 지역축제 기획에서 염두에 두어야하는 다섯가지 요소를 전문가의 식견으로 짚어나가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공공성, 대중성, 전문성, 지역성, 다양성에 대해 3회에 걸쳐 수요일마다 지면을 통해 독자여러분과 만납니다.


#1. 지역축제 기획에서의 공공성

문화 공공성은 '시민들이 문화에 평등하게 접근할 권리, 시민 누구나 문화 향유의 주체가 될 권리, 시민 누구나 문화 창조의 주체가 될 권리'를 의미한다. 그래서 공공재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지역축제의 경우 위 내용을 염두에 두고 기획을 하고,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중시하는 '시민중심/시민참여 축제'를 지향한다. 그런데 주최 측의 '기대효과'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축제기획자의 입장에서는 '공공성'과 병립하기 쉽지 않은 목표들이 주어질 때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일례로 도시마케팅 차원의 축제 개발,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중성(공중파TV 출연을 통한 인지도) 있는 출연진으로 집객 강화 등의 요구가 그렇다.

인천광역시의 축제 관련 문화예술정책에는 '펜타포트' 브랜드를 활용한 대표축제 육성이 있고,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전자는 '도시마케팅 차원의 축제 개발'을 의미하고, 후자는 '시민 문화향유 증대 차원의 프로그램 개발'을 의미한다. 하지만 펜타포트페스티벌과 같은 '공연예술축제'에서 단기간에 이런 기대효과를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시민참여 축제' 방식으로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공연예술축제가 브랜드 축제로 성장하려면 프로그램에서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중심이 되는 시민참여축제는 외지 관광객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서 '축제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또한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수준 높은 공연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제도 사실 전문적인 프로그램 기획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지역축제 기획에서 위의 요구사항들은 어떻게 녹여내야 할 것이며, '공공성' 부분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먼저 '시민참여 축제'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시민참여 축제란 시민들이 해당 축제의 '로얄 커스터머'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축제라고 생각한다. 시민들이 축제에 직접 출연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인 입소문 홍보를 포함한 강력한 관객층으로 자리 잡는다면 그게 바로 '시민참여 축제'일 수 있다. 그렇게 되려면 높은 퀄리티의 공연예술 프로그램은 기본이고, 편의시설과 먹을거리 같은 것들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래서 7월 31일부터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9일간의 아츠페스티벌 개막공연은 단순히 공연기획을 한 것이 아니라 '공간운영기획'에 중점을 두었고, '음악, 맥주, 비치파라솔 아래서 꿈과 사랑을 얘기하는 활기찬 인천시민'이란 슬로건을 갖고 있다. 총 40여팀의 뛰어난 창작음악을 하는 대중음악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고, 공정무역커피, 주먹밥콘서트, 프리마켓 등 공익적인 성격의 부대행사들도 같이 운영된다. 당연히 맥주 등 시민들이 즐길 먹을거리들도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비주류 예술가 발굴과 함께 '시민 문화예술 활동의 일상화'를 동시에 지향하는 프린지페스티벌에서는 공모를 통해서 참여한 177팀 모두의 공연을 축제 기간에 준비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록페스티벌 사전행사로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이 아시아권의 대표 축제이자 음악비즈니스의 장으로도 자리매김하기 위해 국내외 음악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펜타포트 뮤직비즈니스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인천펜타포트페스티벌은 '공공성'을 갖춘 '시민중심/시민참여 축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준흠은…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 총감독 △광명음악밸리축제 예술총감독 △대중음악전문지 서브 편집장 △저서로는 '축제기획의 실제', '한국 음악창작자의 역사'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