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언 ▧ 김주철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 총회장


   
 
인천은 한국을 찾는 대다수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첫 인상'이다. 하늘길과 바닷길이 세계를 향해 열려 있고 그 가운데 섬과 뭍이 어우러진 곳. 생각해보면 인천만큼 천혜의 축복을 받은 곳도 드물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에 이렇게 첨단시설을 갖춘 공항이 있다는 데 놀라고,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긴 사장교인 인천대교와 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에 또 한번 놀란다.
필자는 해외 150여 개국에 있는 지교회로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방문단 일행을 해마다 1천여명씩 맞이하면서 한국이 그들에게 많은 부분 잘못 알려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른바 선진국이라 하는 구미지역에서는 아직도 한국전쟁 후 피폐해진 수십년 전의 한국을 떠올리고, 한국으로 산업연수생들을 파견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을 경제가 발전한 부국이지만 이기적이고 몰인정한 나라로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한국에 머무는 기간 동안 그들은 한국의 발전상을 두루 접하고 한국의 문화와 인정에 젖으면서 오해를 풀곤 한다.
다른 무엇보다 그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사랑이다. 옛 지명을 따라, 중구 신흥동에 올 4월에 봉헌한 '인천낙섬 하나님의 교회'는 한국을 찾는 해외신자 방문단이 한 차례씩 들르는 새로운 명소가 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두어 달 동안 600명이 넘는 해외 교인들이 이곳을 다녀갔다. 해외 방문단은 오랫동안 헤어졌던 가족을 해후하듯이 따뜻하게 환대해주는 한국 교인들로부터 차별없고 편견없는 사랑을 느꼈다고 한다. 그들에게 한국은 사랑이 가득한 '어머니의 나라(母國)'로, 또하나의 고향으로 각인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타향살이의 설움을 겪는 외국인들도 상당수다. 얼마전 본 교회 소속 메시아 오케스트라에서 주한외국인을 위한 연주회를 서울과 인천, 성남 등지에서 개최했는데 행사에 참석한 외국인들은 음악으로 공감을 나누면서 "이런 문화행사에 한국인들이 나를 초대해준 건 처음"이라며 그간의 외로움과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에 대한 나쁜 인식을 가진 채 예정을 앞당겨 귀국하려다 연주회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는 외국인들도 있었다.
주한외국인들은 전국에 약 50만명, 인천에만도 5만명 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우리 정부의 홍보 부족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방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배타적 태도에서 비롯된다. 물론 좋은 사람과 함께한 좋은 추억이 더 많겠으나 한번 입은 마음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는 법이다. 한국에서 설움을 겪은 주한외국인들이 본국에 돌아가면 그로 인해 한국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확산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와 다른 피부색과 외양을 갖고 나와 다른 언어와 문화를 향유한다 해서 상대방을 배척할 이유가 무엇인가. 오히려 낯설고 물선 곳에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서 자리잡도록 돕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고 잘 대해주라는 교훈은 신구약성경에 두루 나타나 있다. 성경은 우리 영혼의 고향이 하늘나라이므로 모든 사람들이 이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 된 처지라고 가르친다. 지구라는 타향에서 함께 사는 처지에 서로 경계심을 곤두세우기보다 함께하는 이웃, 나아가 지구촌 가족이라는 관점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 지구는 직경이 약 1만2천756km에 불과한 작은 행성이다. 한국이나 지구 반대편의 외국이나 우주에서 바라보면 인접해 있는 두 개의 티끌에 불과하다. 드넓은 인천 앞바다처럼 열린 마음으로 외국인들을 포용할 때 인천은 세계인들과 함께하는, 진정한 국제 명품도시로 인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