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다락'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공연


 

   
▲ 다락

우리시대의 불신을 다룬 연극 한 편이 오는 10월 4일~10일 오후 7시 30분 인천아트플랫폼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극단 '다락'이 준비한 '아내가 집을 비운 사이'는 한 부부와 그들의 주변인물들이 벌이는 속고 속이는 엉뚱 발랄한 희극이다. 아내가 제사를 치르러 시골로 간 사이 홀로 남겨진 남편에게 한 아가씨가 찾아온다. 그녀는 자신이 실수로 남자의 집 항아리를 깼다며 보상을 제시한다. 남편은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며 여자와 함께 술자리를 마련한다. 그런데 갑자기 세탁소 주인이 찾아와 남자의 아내가 세탁물을 부탁했다며 방을 들락거린다.

이때 아내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남편은 아내가 동창 우철과 술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묘한 질투를 느낀다. 남자는 자신도 술을 마시던 여자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여자와 세탁소 주인, 우철의 치밀한 계획 하에 일어난 사건들이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매우 간단하다. 하지만 그 속에 녹아있는 연출자의 의도는 결코 단순하지 않다. 류지미 연출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들이 사실은 언제고 나를 속이며 배반할 수 있다는 불안한 현실을 말한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무대의 모든 세트를 모래 위에 설치했다. 그는 "모래 위에 지은 집은 금방 허물어진다는 말이 있듯,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항상 불안감에 휩싸여 있는 현대인의 심정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래는 역설적으로 그 불안정한 현실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을 뜻하기도 한다.

이 연극은 비극적 흐름이나 결말을 선택하지 않는다. 남편의 한 순간 충동과 주변 인물들의 남의 것을 탐내는 욕망은 반전에 반전을 더한 기발한 상황과 맞물려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결국 관객에게 나의 일상과 나의 주변 이웃은 어떤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1만5천원. 010-3908-9986

/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