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반월공단 내 中企"공급가 제자리 … 수익성 악화"

금값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인쇄회로기판(PCB), 전기·전자 부품 금도금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31일 안산 반월공단 전기·전자 부품 금도금 업체, 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도금용으로 금을 사용하는 PCB 업체에 비용 부담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 PCB에 납 대신 금이 사용되면서 금값 상승분을 PCB 공급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CB 판매가에서 부자재인 금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들어 30%대에 이르고 있다. 이는 전년대비 10% 이상 상승한 수치이다.
공단에서 반도체, 통신, 인쇄회로기판(PCB)를 비롯한 전자부품에 들어가는 경질금, 화학금도금 등을 하고 있는 일부 업체의 경우 금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기존 60%에서 최근에는 80%까지 육박했다. 이렇게 금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PCB 공급가는 사실상 제자리여서 채산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등 중소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PCB 전자부품 도금업체 관계자는 "부품별로 금, 은, 동을 다 사용하는데 올해만 원자재가 상승으로 200억 원의 추가부담이 예상된다"며 "삼성·LG 등 세트 업체와 가격 협상에서 이를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들어 세트 업체들과의 수시 가격협상을 통해 10% 정도 가격인상을 했지만 여전히 손해를 보면서 납품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18% 정도의 가격인상이 있어야 어느 정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데 세트 업체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사실상 납품량을 줄여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안산상공회의소 이성균 기획팀장은 "금값 상승분이 반월공단 내 100여 개 전자부품 도금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세트 업체인 삼성·LG 두 업체에 의존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가격 협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새로운 수요처 발굴이 궁극적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형수기자 vodok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