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충 인천시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장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일컬을 만큼 문화는 개개인의 삶과 사회의 발전 나아가 국가경쟁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선진국에선 장애인의 문화생활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개발, 추진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장애인의 인권운동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으로, 장애인 문화예술활동도 활발한 곳이다. 이곳의 정책은 장애인 문화예술운동에 기반하고 있으며 예술치료나 여가활동이 아닌 예술활동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영국의 장애인 문화복지 지원은 '팔길이' 원칙에 의해 산하기관인 비정부 공공기관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예술, 스포츠, 영화, 문화재 관련 기관 및 박물관, 미술관 등도 포함된다. 또 소외계층의 문화예술향유율 증가를 위해 '새로운 관객개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등 소외계층의 문화예술 행사 참여 및 향유를 위해 다각적인 고민과 정책의 시행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여러 장애예술가들의 왕성한 활동과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도 일부 시행되고 있다. 더욱이'장애인차별금지법'의 실시로 인해 국공립·사립 문화시설에서 장애인의 접근권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법적 권리로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은 양적인 팽창에도 일부 예술인을 제외하고는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전문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의 목표가 문화권의 구현과 사회통합이라면, 사회통합의 측면은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문화예술 실태조사(2007)에 따르면 장애문화예술인에 대한 사회평가가 매우 낮고 창작발표의 기회가 부족하며, 창작활동에 대한 외부의 규제가 심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문화예술 활동을 위한 지원과 경제적 보상이 부족하고 낮은 것으로 응답하고 있다.
더군다나 장애인문화예술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접근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장애인 문화예술지원정책이 문화향수기회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어 창작활동이나 참여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화향수 기회를 갖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일차적으로 접해볼 수 있는 기회의 제공이라는 측면에서는 의의가 있으나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문화예술의 본능이 모방이나 창조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까지 안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이 단순히 관객과 청중으로서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 예술생산자로서 그들의 다른 경험이 사회에 의미 있는 목소리가 되어 예술행위로 인정받고 이를 통해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은 더욱 근본적으로 필요한 과제이다. 장애인 예술 분야가 변방에 위치 한 것이 아니라 예술의 주요 부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 하게 하고, 장애평등의 가치와 중요성을 강조하여 장애인들이 예술 영역에서 통합되어 예술 전체에 기여할 수 있게 한다면 궁극적으로는 예술 영역이 장애인의 사회통합과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장애인문화예술을 통해 문화적 소통을 이루려는 시도가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