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지구 주민"지반침하 등 피해"도로 점거 2지구행 버스 저지
시, 2지구 노선 2개 임시폐쇄 … 2지구 주민"30분 걸어 탑승"
   
▲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서창동 서창중학교 인근 굴다리 도로. 서창2지구의 유일한 버스 노선인 532번 마을버스가 1지구 쪽으로 달리고 있다.


서창2지구로 오가는 버스 노선을 놓고 인천 남동구 서창동 주민 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서창2지구와 1지구 사이에 있는 '굴다리 도로'를 서창1지구 주민들이 무단 점거하면서다.

5일 남동구와 서창동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일 저녁 서창중학교 인근 굴다리 도로에서 서창1지구 주민 20여 명이 이곳을 지나 2지구로 가는 버스들의 통행을 막아섰다.

굴다리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이 자리에서 "지난달부터 2지구 아파트들의 입주가 시작돼 이곳을 오가는 버스들이 많아져 소음 피해와 지반 침하, 학생들의 차량 사고 위험 등의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결국 인천시는 '2지구 버스 노선을 없애 달라'는 1지구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겨 3개 노선 가운데 2개 노선을 임시 폐쇄했다.

이에 시내버스 두 노선(62, 14-1)이 없어지고 마을버스 한 노선(532)만 남게 됐다.

그러자 또 다른 문제가 터졌다.

당장 대중교통 수단이 크게 줄어든 2지구 주민들이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30분을 걸어야 하는 등 교통 불편을 겪게 된 것이다.

시내버스를 탄 주민이 2지구에 가려면 1지구에 내려 532번 마을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겼다.

2지구 주민 차희석(32)씨는 "차가 없는 어른과 아이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난 3일 같은 경우 날씨가 좋지 않아 장시간 걸은 주민들이 비에 홀딱 젖기도 했다"고 화를 냈다.

2지구 주민들은 심야 시간 버스를 타지 못한 여성과 학생들이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걱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과 시·구는 이 같은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초 LH가 2지구 주민들이 입주할 시기에 3~4개의 도로를 개설해 놓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신설된 도로는 도림동 방향 도로 뿐이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LH 측이 입주를 하기 전에 어느 정도 도로를 만들어놨어야 하는 건데 그렇지 못한 것이 이번 갈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 "1지구 주민들의 강경한 입장에 우선 2개의 버스 노선을 임시 폐쇄했지만 2지구 주민들의 불편을 생각해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