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시장, MOU 남발 방지 차원 특혜조건 회수 검토

송영길 인천시장이 앞으로 투자유치 양해각서(MOU)에 일정 시기 안으로 투자를 강제하는 조항을 넣겠다고 밝혔다. MOU가 '공수표' 수준으로 남발되면서 실제 투자는 요원했던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송 시장은 31일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용유·무의 관광단지나 포트만(송도 6·8공구 개발사)처럼 독점 계약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 시간을 끌며 개발이 되지 않으면 큰 문제다"며 "이들은 땅값이 오르면 앉아서 이익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일정 시기까지 투자가 이행되지 않으면 (개발사업자로부터) 특혜 조건들을 회수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부분이 안되다보니 끌려가는 면이 있어 바꿔보려고 노력 중이다"고 덧붙였다.

송 시장은 또 "오카다 홀딩스와 추가 협약을 맺을 때도 철저하게 하라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지시했다"며 "내부적으로 시기를 정해서 (투자를) 강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최근 정부의 카지노 사전심사제 도입에 대해 "최소한 전체 투자액의 10%를 선투자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내주는 점은 잘한다고 본다"며 "아무런 조건 없이 허가만 내줘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에서 진행된 투자유치 MOU는 모두 68건. 이 가운데 절반 가까운 30건이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사업자들이 MOU로 개발 사업권을 얻어놓고도 투자하지 않다가 결국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빈번했던 것이다.

송 시장은 최근 재정난 극복을 위한 매각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송도 6·8공구의 개발사업자인 송도랜드마크시티 유한회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시장은 "이종철 인천경제청장이 노예계약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2013년 완공 예정이었는데 이제는 서로 책임 여부를 따지다보니 펀트메니징(투자)이 안되는 상황이다"고 했다.

한편 송 시장은 런던올림픽 관람 및 귀국 소감에 대해 "영국이 미스터빈 등을 통해 문화적 역량을 장점으로 보여줬다"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을 맡을 임권택 감독과 함께 개막식을 관람했으니 확실히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박진영기자 erhist@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