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부동산 위기로 준공연기·중도금 내야
"입주자"대부분 영세민, 생활고 감당 못해"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진행하는 '간석구역 주거환경 개선사업'이 입주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데다 구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차질을 빚고 있다.

LH가 2006~2011년 남동구 간석동 일대 7만9507㎡를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재개발 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2014년으로 준공시기를 지연시킨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2007년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입주자 A씨는 "벌써 1년을 기다렸다. 이 지역에 살던 입주자는 대부분 영세민이라 지연되는 만큼 더 이상 금전적인 손해를 감당 할 수 없다"며 "2014년까지 보상금을 모두 써버리고 입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준공 시기가 연기되면서 입주자들의 피해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LH 관계자는 "2009년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통합되면서 계획이 조정됐으며 당시 회사에 돈도 없고 부동산 시장도 위기를 맞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일반 택지개발보다 재개발 사업은 시간도 오래 걸려 2014년 하반기쯤 준공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입주자들의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LH가 갑자기 중도금을 받겠다며 남동구에 '주택공급승인요청'을 해 입주자들이 졸지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입주자 B씨는 "LH가 여러 차례 설명회에서 10%의 계약금과 90%의 잔금으로 이뤄질 것 이라고 설명했다"며 "갑자기 중도금을 내라고 하지만 돈이 없어 낼 수도 없는 처지"라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입주자들은 평균 7000만~8000만원 정도의 보상금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금을 내려면 당장 살고 있는 집을 빼야 한다는 것이 입주자들의 설명이다.

영세민들은 중도금을 내기 위해 은행에서 융자를 받으려 해도 신용이 낮아 대출이 어렵다.
만약 대출이 된다 하더라도 이자를 LH에서 부담하지 않으면 이자를 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당시에는 구두 상으로 중도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을 수도 있지만 올해 3월 담당자들이 모두 바뀌어 잘 모르겠다"며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고 현재 주민들과 구청이 함께 협의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구 관계자는 "4월부터 LH가 주택공급계획승인요청을 해오고 있지만 입주자들이 중도금을 낼 수 없는 상황을 구에서 잘 알고 있어 승인을 내 줄 수 없다"며 "현재 LH측에 주민 설명회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최성원기자 csw0405@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