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자체휴업 계산된 꼼수"

# "원래 수요일에는 손님이 적은 편인데 대형마트들이 이를 모를리가 없죠. 그래서 이날을 자체 휴업일을 정한거예요. 너무 속보이는 수작아닙니까." 남동구 구월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이수현(54)씨는 12일 지역 대형마트 자체 휴업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 "연수구도 그렇고 점차 대형마트들의 영업제한이 다시 시작 될 것 같으니 미리 손님이 적은 날로 골라 쉬는거예요. 일요일은 절대 쉴 수 없다는 거죠." 신포동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하는 최혜경(45)씨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12일 지역의 대형마트들이 자발적으로 자율 휴무를 이행했지만 지역 중소상인들의 반응은 차갑다.

그동안 대형마트가 월 2차례의 의무휴업 조치에 반대하며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다 다시금 지역 조례를 통한 대형마트의 영업과 출점 제한이 시작되자 자체 휴업을 내세워 손님이 적은 수요일에 매장문을 닫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연수구의 대형마트들의 휴업에 이어 12일 인천의 마트들이 자체적인 휴업을 앞세워 문을 닫았다.

지난 11월 22일 지식경제부 장관과 상인단체 대표들이 만나 대·중소 유통업계가 자발적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상생을 모색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조치로, 월 2회 쉬는 날을 정해 영업을 자제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출점 제한과 자율 휴무를 통해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입장도 내세웠다.

그러나 지역 상인들은 대형마트들의 의견이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그동안 법으로 정한 대형마트 개장 거리제한과 월 2회 휴무 지정에 반대해 소송을 진행해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복합쇼핑몰 영업 규제와 월 4회 의무휴업 등 규제 대책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자 어쩔 수 없이 월 2회 자율 휴무와 상생을 앞세워 영업제한 규정을 네차례에서 두 번으로 줄여보자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자체 휴일을 수요일로 정한 것에도 상대적으로 손님이 많은 일요일에는 장사를 하겠다는 의미이자 꼼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많은 대형마트들이 지역 상인들과 함께 성장·발전하기 위한 약속을 이행한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문을 닫고 영업을 줄이고 있는 만큼 상인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유통업계의 상생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조현미기자 ssenmi@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