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막으려 중앙현관 봉쇄 … 재단 이사장, 시민단체 항의에 말실수도

인하대가 14일 오전 정석학술정보관에서 한국을 방문한 나왈 엘 무타와켈(50·모로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에게 체육학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을 진행하면서 행사장을 통제해 논란을 빚고 있다.

학교법인 인하학원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학교를 방문하면서 인하대 송도캠퍼스 이전과 관련한 시민단체 피켓시위가 예상되자 과잉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조 이사장이 학교를 방문해 IOC 부위원장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전달한다는 소식을 전해지면서 인하대송도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와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인하대정문과 정석학술정보관 앞에서 현수막과 피켓을 이용해 시위를 진행한데 따른 것이다.

학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교직원과 경비원들을 동원해 중앙현관을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취재를 위해 방문한 기자들 또한 출입을 금지해 언론통제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도서관 중앙현관 출입이 봉쇄되면서 명예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나왈 엘 무타와켈 IOC부위원장은 쪽문을 통해 도서관을 출입했다.

명예학위 수여식이 끝난 뒤에도 인하학원 이사회가 계속 진행됨에 따라 도서관 봉쇄는 계속 됐다.

학교측은 조 이사장의 차량을 막고 피켓 시위를 벌이던 신규철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사무처장을 운동부원 50여명을 동원해 끌어내기도 했다. 수여식을 마치고 쪽문을 통해 도서관을 빠져 나갔던 조 이사장은 이사회 시작시간인 오후 2시쯤 박춘배 인하대 총장 등과 함께 등장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조 이사장을 향해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다 왜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을 못하게 하느냐", "왜 정보공개를 거부하느냐"고 항의했다. 조 이사장은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학생이 학교 주인이냐"며 "학교 주인은 나다"고 발언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항의를 받았다.

학교 관계자들이 이사장을 위해 도서관 중앙현관을 철통봉쇄하는 동안 기말고사를 앞둔 학생들은 정문이 아닌 지하 1층 출입구로 돌아들어가는 상황이 계속됐다.

학생들은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인하대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본관에서 진행해도 무리가 없는 행사들이 시험기간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진행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공간에서 이런 추태가 벌어지는 것이 창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