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왜곡 정보전달 진상 확인차"… 구청장"몰래한 것 불쾌"

연수구의회가 고남석 연수구청장의 연설을 녹음하라고 연수구 직원에게 지시한 것을 두고 의회와 청장 사이에 날선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청장은 자신 몰래 녹음을 시켰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는 입장인 반면, 의회는 청장이 각종 행사에서 구민들을 대상으로 의회와 관련된 왜곡된 정보를 전달한다는 얘기를 듣고 진상 확인 차원에서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6일 연수구와 연수구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6일 연수구 노인복지관에서 '경로당 여가문화 보급사업 천제누리학당 수료식'이 개최됐고, 이 자리에 고남석 구청장이 참석했다.

앞서 연수구의회는 여기에 참석한 연수구 소속 A공무원에게 청장의 연설을 녹음하라는 지시를 했고, 이날 A공무원은 녹음을 마친 뒤 녹음 파일을 의회에 건넸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고 구청장은 "몰래 녹음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불쾌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연수구의회는 의회에서 이뤄진 '독감예방접종 예산' 삭감과 관련, 고 구청장이 왜곡된 정보를 구민에게 전달하고 있어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녹음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황용운 부의장은 "일각에선 녹음한 것을 두고 구청장을 사찰했다는 말이 있는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발언한 내용을 녹음한 것은 법률적으로 '통신비밀보호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청장이 공식 행사에서 참석 노인들을 상대로 '독감예방접종 예산' 삭감과 관련, 예산이 삭감된 정확한 이유와 의도는 빼놓고 마치 의회가 잘못한 것처럼 얘기하고 다니는 것을 들었다"며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사실을 확인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의정활동 차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고 구청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예산 삭감과 관련 의회가 잘못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한 적은 없다"며 "노인들에게 예산 삭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성원기자 csw0405@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