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살인죄 연출 등 현실 왜곡 지적

현직 변호사가 SBS의 인기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대해 "법에 관한 심각한 왜곡을 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법무법인 부천종합법률사무소 우종태 변호사는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chichi2204)에 '너의 목소리가 들려 막까기'라는 제목의 UCC(사용자 제작 컨텐츠) 영상 1, 2편을 올렸다.

각 2~4분짜리 이 영상은 현재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우 변호사는 이 영상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막장 드라마다. 비판받아야 하는 장면들이 있다"며 "주인공인 변호사가 법정에서 턱을 괴고 최후 변론을 한다. 요즘 1년에 2000명의 변호사가 쏟아져도 저런 막장 변호사는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았다. 변호사를 무시하고 싶은 연출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드라마에서는 국선 변호사가 개나 소나 다 붙는 것으로 묘사했는데, 실제로 국선 변호사는 한 달 급여가 850만원에 경쟁률이 40대 1이나 된다"며 "고참 변호사들도 국선 변호사를 하고 싶어 하는데 드라마가 너무 현실을 왜곡했다"고 꼬집었다.

우 변호사는 드라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잘못된 법을 알려주고 그 파장력이 크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을 잔인하게 살인하고 법정에서 목격자를 죽여 버리겠다고 다짐하는 잔인한 살인자가 10년 만에 출소를 한다. 사람의 목숨에 대한 존중이 보이지 않는 연출"이라며 "또 검사가 여고생을 살인미수죄로 기소했는데 여고생이 불구속 상태다. 살인은 굉장히 중요한 범죄라서 구속하는 게 정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변호사가 자신이 변호하는 피고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면서 살인미수죄를 과실상해죄로 바꿔준다고 제안하는 장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통쾌했다', '보면서 찜찜하고 불쾌한 느낌이 한방에 해결됐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