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말 끔찍한 사고였다. 온 국민이 한참 애를 태우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바라봐야 했다.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승객 460여 명이 탄 여객선이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했다. 승객 가운데 280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했거나 실종된 상태다. 여객선은 좌초 2시간여 만에 가라앉았다. 그야말로 대형 참사로 이어진 사고였다. 배가 침몰되면서 순간 순간 찍힌 사진들은 당시 긴박했던 모습을 잘 말해준다.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6825t급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16일 오전 8시58분. 이 배는 전날 오후 9시쯤 인천여객터미널을 출항해 제주로 향하는 길이었다. 여객선에는 3박4일 일정의 수학여행길에 오른 단원고 학생과 교사, 승무원 등이 탔다. 환갑을 맞은 용현초등학교 동창생 17명을 포함해 승무원 대부분이 인천사람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차량 150여 대도 싣고 있었다. 배는 사고 발생 2시간20분 만에 완전히 침몰했다.

사고 접수 후 해경과 해군, 서해어업관리단, 민간인 등이 어선과 경비함, 헬기 등을 동원해 구조에 나섰다. 해경은 목포항공대 소속 헬기와 경비함정을 대거 동원했다. 여객선은 얼마 안 가서 직각에 가까울 정도로 기울었다. 승객들은 뛰어내리라는 안내 방송에 따라 하나 둘씩 바다에 뛰어내렸으며, 구명조끼를 사용했다. 이날 해상에는 파도가 1m 안팎으로 잔잔했다. 사고 해역은 인천-제주 간 항로로 평소 여객선이 주로 이용한다. 구조된 이들에 따르면 세월호는 침몰 전 '꽝'하는 소리가 난 뒤 좌현부터 기울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학생들이 다 구조됐다는 문자가 날아드는가 하면, 탑승객 숫자마저 오락가락 하는 등 정확한 사망·실종자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승선관리를 제대로 못했으니 수습과정도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당국은 사고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안전상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문제가 있으면,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마땅하다. 경북 경주에서 엊그제 발생한 참사를 벌써 잊었는가. 통탄할 일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인재(人災)로 기록되는 사건·사고들을 지켜봐야 하나. 이번 여객선 침몰 사고에서 다시 한 번 매운 교훈을 얻어 예방에 힘을 쏟아야 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