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헌정질서 농락 사건 … 해임·특검통해 진실규명"
새누리 "대통령 사과로 정리 … 심기일전 새 국정원 보여주길"

여야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의혹 사건으로 제기되고 있는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경질론과 관련, 전날에 이어 16일에도 강한 공방을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과 함께 관련 특검도입 공세를 강화했으며, 새누리당은 남 원장의 책임론에 선을 그으며 사태 진화에 주력했다.

 

   
▲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의 간첩 증거조작사건과 관련,"대통령이 헌정질서를 농락한 국기문란사건의 책임을 묻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연합뉴스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 국가정보원에게 신성불가침 치외법권의 영역을 부여하고 있다"며 "대통령에게 묻는다.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냐. 대통령에게는 국민이 더 중요하냐, 국정원장이 더 중요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정원이 정상적 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누구로부터도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돼가고 있다.국정원의 간첩증거 조작은 헌정질서를 농락한 분명한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대통령이 국정원장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언젠가 반드시 대통령 그 자신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정원장에 대한 해임과 특검도입을 통한 진실규명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병헌 원내대표 또한 "국정원장에게 지금 책임을 묻는 것도 사실 늦었다. 지금 해봤자 차악이지만 최악을 자초하지 않기 위해 차악이라도 해야 한다"며 "국정원장 해임과 특검 수용, 이른바 '해특'이 해법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의 책임을 지고 서천호 2차장이 사퇴한 데 대해"정보기관의 특성상 이렇게 정리하는 게 맞다는 것이 당내 판단"이라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황우여(인천 연수)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남 원장이 국정원 개혁과 쇄신을 주도했는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이다"면서도 "인사권자가 이런 결정(대국민사과)을 내리는 것으로 여권에선 정리를 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정원장은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국정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다"며 "과학정보 시스템 구축과 RO(혁명조직) 문제 등을 말끔하게 처리해 임기를 잘 채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증거 조작 논란과 관련한 특검 도입과 관련, "성급하게 얘기하기 보다는 지켜보겠다"며 "구체적인 혐의와 문제가 있을 때 정치권에서 논의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검찰이 자체조사까지 강력하게 했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국정원 개혁안과 관련해서는 "예산 등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상시적인 통제가 보장돼야 한다"며 "국정원 개혁은 정보위 개혁과 맞물려 가야한다"고 말했다.

/신상학기자 jshin0205@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