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방송 발표에 의존 모습 … 항로이탈 의혹은 반박
▲ 16일 중구 항동 청해진해운 선사 공식 브리핑에서 김재범 청해진해운 기획관리부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양진수기자 photosmith@itimes.co.kr |
16일 침몰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중구 항동 인천항여객터미널 2층 사무실에 사고대책본부를 꾸리고 탑승 인원을 확인하는 등 온종일 사고 수습에 분주했다.
그렇지만 탑승 인원이 정부발표와 크게 차이가 나고 승객과 승무원의 생사를 묻는 가족들이 대거 찾아오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월호 여객선 좌초 소식을 들은 지모(44)씨가 숨을 헐떡거리며 급하게 사무실을 찾았다.
지씨는 "누나와 매형, 조카 2명이 배에 타고 있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가 배에 갇혀 있다고 전화가 왔다"며 "이제는 전화도 받지 않아 답답하다.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불안해했다.
세월호 여객선에 탑승한 선원의 가족들도 사무실을 찾았다.
이모(52·여)씨는 "TV에서 사고 소식을 들었다. 탑승자 명단에 남편의 이름이 있어 너무 놀랐다"며 "구출은 된 것인지, 배에서 나오긴 한 건지, 병원에 간 건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어 미칠 지경이다"고 하소연했다.
탑승자 명단을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급하게 청해진해운 사무실을 찾은 사람들도 있었다.
박모(54·여)씨는 "여동생과 제부가 제주도에 있는 남동생을 보러 간다고 어제 전화 왔던 게 갑자기 생각나 급하게 수원 화성에서 왔다"며 "탑승자 명단에는 여동생과 제부 이름이 있는데 연락이 전혀 되지 않아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답답해했다.
청해진해운측은 방송 뉴스와 해경 발표에 의존하는 상황이어서 문의전화는 받지 않고 선사 사무실을 찾은 승객 가족들에게 탑승 여부만 확인해 주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사고 여객선이 항로를 이탈했다는 해경 측 발표에 대해서는 평소 다니는 항로로 이동했으며 안전 항로에서 크게 이탈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청해진해운은 조선소의 대형 크레인을 빌려 신속히 여객선을 인양할 계획을 세우는 한편 또 구조자와 실종자 현황이 파악되면 희생자 가족들과 보상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세월호는 담보 금액 77억원의 선박보험에 가입됐으며 인명피해 등의 배상책임에 대해 1인당 3억5000만원, 총 1억 달러 한도로 한국해운조합의 해운공제회에 가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성원·이순민기자 csw0450@i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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