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황사 등 영향 … 유통업계 화분·공구 매출 급증세

인천지역 대형 유통업계의 원예용품 매출이 늘고 있다. 봄 날씨 속에 최근 건강을 위해 공기정화 기능을 하는 베란다 텃밭이나 실내서 화분 등을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팔려 나간 원예용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증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까지 원예용품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10.4% 상승했다.

화분 주위를 꾸미는 화분 수납·외장용품 판매가 28.9% 올랐고, 원예공구와 물뿌리개 등 살수용품도 각각 11.4%, 12.6% 신장했다. 흙(8.9%), 종자·살충·영양제(6.0%) 등의 매출도 늘었고, 씨앗과 화분, 배양토 등을 세트로 만든 홈가드닝 세트 매출도 4.7%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같은 기간 모종삽과 물뿌리개 등을 포함한 원예공구 매출이 40.6% 뛰었고, 기타 원예용품도 49.6% 매출이 늘었다.

계양구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베란다나 거실에 화분은 물론 작은 텃밭을 만들어 놓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원예용품 등의 매출이 늘고 있다"며 "미세먼지나 황사 영향으로 실내에 작은 정원을 꾸미는 가정이 꾸준히 늘고 있어 관련 제품의 매출 증가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으로 매출 하락의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역 화훼업체들도 원예용품 판매 증가세를 반기고 있다.

남동구에서 화훼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지난 주말 흙이나 영양제 등의 매출이 평소 주말보다 20% 정도 더 높았다"며 "지난 겨울 경기 침체 등으로 매출이 낮아 힘들었는데, 봄이 오면서 그나마 조금씩 장사가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업체에서도 관련 매출이 신장세다. 옥션은 이달 들어 새싹 재배기와 텃밭 세트 판매가 지난해보다 50% 늘었고, 식물영양제와 비료 판매도 15% 증가했다. 이상 고온 탓에 원예용 해충박멸제 매출도 10% 상승했다.

원예용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자 일부 대형 업체들은 관련 기획전을 마련해 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 20일부터 원예용품 기획전을 통해 생화와 화분키우기 세트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씨앗과 모종삽, 분사기와 같은 원예도구, 원예 인테리어 소품 등을 1000~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지역의 일부 영세 화훼 업체들 사이에선 온라인이나 대형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며 영세 상인들의 지분을 뺏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계양구의 한 화훼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온라인 업체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기자 kwj7991@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