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계열사 등 10여곳 회계서류 등 확보 … 비자금 정황 포착
해운조합 수사도 착수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겨눈 검찰의 칼날이 종횡무진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천지검 세월호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23일 오전 수사관 50여명을 급파해 유 전 회장 일가 자택을 포함한 청해진해운 계열사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청해진해운의 계열사는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외에 청해진해운, 천해지, 아해, 다판다, 세모, 문진미디어, 온지구 등이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은 유 전 회장 일가의 서울 서초구 자택, 인천 중구 청해진해운 사무실, 강남구 역삼동 계열사 ㈜다판다 사무실, 기독교복음침례회와 관련된 서울 용산 소재 종교단체 사무실 등이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과 이 회사 고위 임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유 전 회장의 장인이 설립한 선교 단체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자택과 계열사 등에서 회계 서류와 내부 보고 문서 등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한 국세청도 전날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청해진해운과 계열사들의 경영 전반 비리와 관련한 수사를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필요한 부분은 모두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 일가를 포함해 관계사 임직원 등의 현금 거래 계좌 40여개를 확보하고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이들의 계좌 거래 내역 가운데는 수억원의 현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거나 관계사 임원이 다른 계열사 법인과 직접 현금 거래한 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이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해운업계 공무원 로비 자금으로 썼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천지검은 특별수사팀 수사와 별도로 인천 항만업계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이날 새로운 수사팀을 꾸리고 한국해운조합 본사와 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실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

새롭게 꾸려진 수사팀은 송인택 1차장 산하 형사3·4부 검사들로 구성됐다.

검찰 관계자는 "항만업계의 고질적인 비리를 파헤치고 있다"며 "사고 관련 내용은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박범준기자 parkbj2@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