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참여 여부 확정' 이사회

인천교통공사가 과거 인천도시철도 2호선 차량 구입 문제로 논란이 일었던 A사와 함께 필리핀 1호선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감사결과에 따라 A사로부터 차량을 구입할 때 예산낭비가 있었다는 점이 드러났는데도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다음달 2일 필리핀 1호선 경전철 사업 참여 여부를 확정하는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공사는 경전철 운영 담당으로 에코레일(ECORAIL)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달 9일 컨소시엄과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상태다.

이 컨소시엄에는 토목·건축 분야를 맡을 네덜란드 모바레스(Movares)와 차량 공급 담당으로 A사가 참여한다.

A사는 지난 2008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로부터 인천도시철도 2호선 차량과 운영시스템을 낙찰받은 업체다.
시는 당시 예정가격으로 6405억원을 내세웠다가 단독 응찰한 A사 컨소시엄과 조정을 거쳐 6142억원에 최종 계약했다.

문제는 이 계약에 예산낭비가 있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4월 '경전철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계약 과정에서 1000억여원이 넘는 예산 손실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통해 "시가 차량 구입 과정에서 A사에 특혜를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천시의회 이한구(민·계양 4) 의원도 지난 2012년 1월 기자회견을 열고 A사에 대한 특혜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의원이 주장한 내용 중 인천지하철 2호선 토목공사 담합은 현재 사실로 밝혀져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시는 감사 결과를 통보받은 뒤 A사로부터 예산 손실분을 돌려받는 대신 감사원을 설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당시 구입했던 차량의 크기가 크고, 운행 모의실험 결과 차량 속도가 목표치와 비슷하다는 근거를 내세웠다.

업체 문제 뿐만 아니라 공사가 이번 경전철 수주로 얻을 경제적 효과도 아직까진 미지수다.

공사는 이번 필리핀 경전철과 비슷한 형태인 의정부 경전철을 지난 201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10년간 969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했지만, 사실상 흑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되려 운영 인력을 고용하면서 몸집만 불리는 결과를 낳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원 보고를 통해 충분히 설명했다"며 "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 관계자는 "적자가 발생해도 공사로는 영향이 없도록 계약을 맺을 것"이라며 "A사가 먼저 사업을 제안했으며 우리가 업체를 택하는 구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진영·구자영기자 erhist@itimes.co.kr